[렛츠리뷰]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마지막 렛츠리뷰인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입니다.
맨 처음 이 책에 대해서 안 건 지하철 광고를 통해서 였습니다. 이름이 독특한 느낌이고 일단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기억을 살짝 하고 있다가 슬슬 잊어가고 있을 무렵, 렛츠리뷰 '신청하세요' 에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마지막 렛츠리뷰이기도 했고, 관심도 있던 책이었던 터라 신청을 했고 감사하게 읽을 기회를 얻었죠.

이제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제목인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에 대해서가 사실은 처음부터 제일 궁금했던 거였어요. 
본문 중에 언급이 되긴 합니다만 마지막까지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선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읽는 독자 각자가 그 의미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 같아요. 읽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겠지요. 저에겐 아직은 애매한 상태로 동동 떠있는 느낌입니다만, 생각해보면 책의 내용도 그렇게 안개속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마무리가 되는 편입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전 그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뒷장으로 넘기다가 놀랬거든요.

이야기자체는 평범하게, 고요하게 흘러가는 일상입니다. 대필작가인 주인공의 하루하루가 담담하게 스쳐지나갑니다.
혼자 술을 마시고, 일을 하고, 공상을 하고.
담담하고 약간은 너무나 담담하고 고요한 듯 주인공의 생활에 죽은 자가 보인다는 사실이 더해지면서 그 고요했던 삶과 환상, 그리고 이전의 추억이 얽히면서 건조했던 이야기에 작은 물방울이 스며들면서 안개가 끼기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사랑했던, 죽은 이후에도 계속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추억과 죽은 자-장선생-과의 이야기가 교차되고,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후회했던 일들을 다시한번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게 되는 주인공에게 왠지 모를 공감을 하게 되더군요.
왜 조금더 사랑하지 못했을까, 이해하지 못했을까, 왜 그때 그랬을까.
그때마다 생각하는 아내의 말은 같은 일을 겪었던 사람들이 다들 듣고 싶었던 바로 그 말입니다. 
'괜찮아요. 아무걱정 하지 마요.'  라고.

흘러가는 이야기 속의 처음 길렀던 개 태인이에 대한 추억과 아내에 대한 추억, 아내의 죽음에 대한 추억과 장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산만하게 엮여있지만 나름의 얼개를 가진 느낌입니다.
너무나도 현실에 젖은 듯한 주인공과는 반대로 아내는 약간은 환상적인, 형체없는 특이한 힘을 가진 독특하고도 주인공과 다른 것들을 감싸안는 느낌의 캐릭터더군요. 현실과 환상, 죽은자와 산자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아내겠죠.
주인공의 아내에 대한 추억을 보다보면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을지 참 궁금해집니다만, 그런 강한 이미지와 함께 희미한 이미지를 갖는 것도 아내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렛츠리뷰 책에 대한 감상과는 다르게 굉장히 난잡해진 면이 없지않네요.
책 자체의 특성과도 관계되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살짝 있습니다.
이야기는 정말 천천히 흘러가고, 다음 장에서 무슨일이 일어날지 두근거리게 하는 그런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계속 천천히 읽게하는 힘이 있는 책이에요.
주인공은 계속 아내를 생각하고, 사랑하며 살겠죠. 
돌아온 태인이- 몽이-와 함께.

정말 심사평들 대로, 잔잔하지만 마음에 파문을 살짝 일으켜 주는, 강한 끌림은 없지만 따듯한 울림이 있는, 아름답진 않지만 상냥한 이야기입니다.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렛츠리뷰